판타지 무협소설 그 날이 오면 - 2.출전(3) (구)게시판 글



가을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의무실 안 승민은 조금전까지 치열했던 격투를 했다고는 떠올릴수 없을

만큼 예쁘게 잠들어 있는 여인을 멍하니 바라 보고 있었다.

이렇게 여자를 가만히 바라보는 것은 승민의 생애 처음이었다.

반듯한 이마, 조용히 감겨 있는 예쁜눈, 오똑한 콧날, 붉은 앵두를 그대로 가져 온 듯한 작은 입술까지

승민은 여인의 하나하나가 신기하게만 느껴졌다.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감정... 승민은 그 감정이 낯설기도 하면서 한없이 설레어 하는 자신을 느꼈다.

마치 자신의 메마른 가슴에 촉촉한 비가 젖어 드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여인의 얼굴을 바라봤을까? 조용히 눈을 감고 자던 여인이 나쁜 꿈을 꾸는지

두 눈썹을 살풋 찡그리기 시작했다.

문득 이 애를 항상 웃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승민에게 들었다.

그래서 그랬을까? 한번 주위를 휘휘 돌아본 승민이 살며시 집게 손가락을 들어 여인의 이마에 갖다 대기 시작했다.

 

쿵쾅쿵쾅

심장이 얼마나 거세게 뛰는지 이대로 조금만 더 시간이 흐르면 심장이 입으로 튀어 나올 것만 같았다.

수전증이라도 걸린것 처럼 덜덜 떨리는 손가락으로 이마의 주름을 살며시 펴고 나니

다시 조금전까지 승민이 뚫어져라 바라보던 예쁜 얼굴로 돌아왔다.

웬지 웃음이 히죽 나왔다. 그저 이렇게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마치 이 세상의 모든 시간이 멈추고

승민 자신과 여인의 시간만 흐르는 듯 했다.

그렇게 다시 여인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는 동안 여인은 이번에는 갑자기 숨을 가쁘게 쉬며

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이를 바라본 승민이 어찌할바를 몰라 허둥대고 있는 사이 악몽에 몸부림

치던 여인은 뜨거운 숨결을 내뱉으며 조그맣게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엄마...아빠...어디있어? 흑흑"

꿈에서 부모님을 찾고 있는 것일까? 여인은 애타게 자신의 부모님을 찾고 있었다.

급기야는 감겨진 눈 사이로 눈물이 촉촉하게 고이는 그 모습에 승민은

자기도 모르게 여인의 손을 두 손으로 덥석 잡았다.

 

"얼마나 무서운 꿈을 꾸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도와줄게. 나는 어디에도 안가 그러니 걱정마"

승민의 목소리가 여인에게 전해진 걸까? 여인은 조금씩 안정을 되찾고서는 이내 편안한 잠에

빠져들었다. 눈가가 촉촉히 젖은 상태로 편안한 안색으로 잠을 자는 여인이 승민에게는

마치 천사 처럼 보였다.

"내가 널 지켜줄게 아무도 널 슬프게 하도록 두지 않을거야. 항상 널 웃고 해주고 싶어."

그렇게 소년은 어른이 되어가고 있었다.

 

민영은 어느 순간 자신이 잠을 자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매일 같은 악몽으로 단 한번도 제대로 잠을 자본 기억이 없는 그녀로서는 오랜만에 느껴보는 개운함이었다. 이대로 눈을 뜨기가 싫었다.

지금의 이 편한 마음을 조금더 느껴 보고 싶었다.

그렇게 한동안 잠의 여운을 즐기던 민영은 순간 자신의 손이 무언가를 꼭 쥐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무엇을 잡고 있는 걸까? 라며 궁금한 마음에 눈을 떠보니 웬 남자가 자신의 손을 꼭 잡고서 엎드려 자고 있었다.

'꺅'

순간 입밖으로 비명이 새어나오려는 것을 가까스로 참고 다시 한번 남자를 살펴보니

방금전에 자신과 실력을 겨뤄봤던 한승민이라는 남자였다.

기억을 더듬어 올라가보니 자신은 분명 이 남자에게 일격을 허용하고서는 기절을 했었다.

거기까지는 논리적으로 충분히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런데 왜 이 남자가 자신의 옆에서 손을

잡고 잠을 자고 있는지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문득 남자의 손을 너무 오래 잡고 있었다는 생각에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 손을 빼내보려 했지만

어찌나 손을 꼭 잡고 있었는지 남자를 깨우지 않고서는 도저히 빼낼수가 없었다.

그냥 소리를 빽 지르며 손을 빼내도 그만인 것을 왜 남자가 깰까봐 조심을 하는지 민영은 자신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렇게 어색한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민영의 손을 꼭 잡고 잠을 자고 있던 남자가 드디어 잠에서 깨어났다.

침대에 묻어 두었던 얼굴을 슬며시 들어올리며 목젖이 보여라 크게 하품을 하는 남자.

그 모습을 본 민영은 그만 풋 하고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응?"

그제서야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낀 승민이 멀뚱거리며 민영과 시선을 마주치게 되었고

곧이어 자기가 아직도 민영의 손을 잡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후다닥 잡고 있던 손을 내려 놓았다.

"푸훗"

이 남자 너무 재미있다. 입이 찢어져라 하품을 하고서는 이내 얼굴이 벌게져 허둥대는 모습이라니.

민영은 지난 몇년간 자신이 이렇게 즐거웠던 적이 있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녕?"

곧이어 민영은 자신도 모르게 승민에게 인사를 건네고는 마음속으로 깜짝 놀랬다.

그 날 이후로 남에게 마음을 닫고만 살아왔던 자기가 남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다니...

민영은 평소와는 너무 다른 자신의 모습이 너무나 당황스러웠다.

 

승민은 지금 쥐구멍라도 있으면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 바보 같이 여자앞에서 목젖이 다 보이도록

하품을 하다니.

'나가 죽어라 이 자식아 이 팔푼아'

스스로에게 온갖 욕을 다하고 있던 승민은 자신의 앞에서 물끄러미 바라 보기만 하던 여인이

자신을 보고 웃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정말 재밌다는 듯이 웃음을 터트리는 그녀의 모습에 마치 방안이 환하게 밝하지는 듯 했다.

또 다시 세차게 뛰는 심장. 승민은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마치 자신이 자신이 아닌듯했다. 이 달콤한 기분이라니 살면서 이러한 기분을 느낀것은 처음이었다.

그렇게 달콤한 기분에 취해 있을때 갑자기 그녀가 승민에게 안녕이라고 인사를 건네왔다.

'뭐라고 말을 해야되지? 나도 그냥 안녕이라고 할까? 아니야 뭔가 근사한 말이 필요해

잘 주무셨소? 뭐야 이거 무슨 조선시대도 아니고'

뭐라고 말을 해야 될지 이미 머리속이 헝클어져버린 승민으로서는 입을 벙긋 벙긋 거릴 뿐이었다.

그러한 자신의 모습이 재밌는지 웃기만 하던 그녀가 다시 말을 건네왔다.

"나 여기는 처음인데 소개 시켜주지 않을래?"

"으,으응"

승민은 반사적으로 대답을 하고서는 엉거추춤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한 승민을 모습을 보고서는 결국 민영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소리내어 깔깔깔 웃었다.

머리를 긁적이기만 하며 멍하게 서 있는 남자와 그런 그를 보고 즐거운 듯이 웃고 있는 여자

과연 그들에게는 어떠한 앞날이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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